젤 네일 성분 ‘TPO’ 전격 금지, 업계가 직면한 현실

2025-09-15

f784133fcec3b.jpg

2025년 9월 1일, 유럽연합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젤 네일 제품에 사용되던 화학 성분 트리메틸벤조일 디페닐포스핀 옥사이드(TPO)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조치는 네일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젤 네일 금지”라는 과장된 루머가 소비자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실제로 규제 대상은 젤 네일 전체가 아닌 특정 광개시제(photoinitiator) 성분 TPO다.




TPO란 무엇인가?

TPO는 젤 네일을 경화하는 과정에서 자외선이나 LED 램프와 반응해 제품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컬러 안정성과 광택을 높이고, 변색을 줄이는 특성 덕분에 살롱과 브랜드들이 오랫동안 애용해왔다. 그러나 동물 실험에서 고농도 섭취 시 발암성과 생식 독성 가능성이 제기되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논란의 핵심

유럽연합 위원회는 위험 가능성이 발견되면 실제 노출량과 관계없이 선제적 조처를 하는 ‘예방 원칙’을 따른다. 반면 전문가들은 실제 젤 네일 시술에서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양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유럽연합 위원회는 근거로 삼은 연구는 동물에게 고농도로 투여했을 때 생식 기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였지만, 이는 섭취 경로일 뿐 실제 네일 시술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과학자이자 네일 업계 권위자인 더그 슈운(Doug Schoon) 박사는 이번 조치의 불합리함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이번 TPO 금지가 불공정하고 답답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수컷 쥐에게 일상적으로 접하는 일부 물질을 아주 큰 양으로 먹였을 때 정자 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그 목록에는 술(에틸 알코올), MSG, 과당, 청량음료, 카페인 등이 포함됩니다. 이는 EU가 젤 네일에서 TPO를 금지하도록 ‘강제한’ 근거가 얼마나 빈약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피해가 입증된 사례는 전혀 없었음에도 말이죠. 이번 사태는 유럽연합 위원회의 규제 시스템 자체가 개혁될 필요가 있음을 드러냅니다. 안타깝게도 TPO가 불공정하게 표적이 되면서 업계와 사업이 부당한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업계가 겪는 현실

이번 금지는 단순히 한 성분을 제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시중에 유통되던 수많은 젤 제품이 하루아침에 사용할 수 없는 재고로 전락했다. 소규모 살롱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확보한 제품을 폐기해야 했고, 이는 영세 업주들에게 치명적인 부담이 됐다. 브랜드 역시 포뮬러를 새롭게 개발하고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와 인증 절차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 했다. 대기업은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했지만, 중소 브랜드는 연구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발빠른 대체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라인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유통과 마케팅까지 지연되면서 시장 신뢰도는 하락했다. 살롱 현장도 혼란스럽다. 일부 소비자들이 “젤 네일이 위험하다”는 루머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예약을 취소하거나 시술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는 성분 문제보다 먼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결국, 규제가 겨냥한 것은 특정 성분이었지만, 그 여파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국내 업계 상황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는 아직 TPO 사용에 대한 별도의 규제나 금지 조치가 없다. 현재까지 두 시장에서는 TPO가 포함된 젤 네일 제품이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살롱에서도 그대로 사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TPO를 포함한 성분에 대해 직접적인 금지 결정을 내린 적은 없으며, 현재 국내 제조사 및 브랜드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에 맞는 안전한 젤 네일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다만 EU의 조치가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만큼, 두 나라에서도 추후 안전성 검토나 규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브랜드들은 자발적으로 TPO-free 제품이나 대체 성분을 적용한 포뮬러로 라인을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네일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EU 규제에 발맞춘 제품 개발이 사실상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의 대응과 소비자의 역할

현재 많은 브랜드가 TPO-free 제품이나 TPO-L 등 대체 성분을 활용한 리포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점은 이번 사태가 ‘젤 네일 금지’가 아니라 ‘특정 성분 금지’라는 사실이다. 성분표 확인, 살롱 상담, 피부 보호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하게 젤 네일을 즐길 수 있으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거나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작은 습관이 안전성을 높인다.


공포가 아닌 정보

이번 TPO 금지는 젤 네일의 종말이 아니다. 그것은 규제 환경 변화와 성분 안전성 기준 강화라는 흐름의 일부다. 이번 조치는 수많은 살롱과 브랜드에 경제적 타격을 입혔고 시장의 신뢰를 흔들었지만, 동시에 업계는 더 안전한 대체 성분과 투명한 제품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더그 슈운 박사의 지적처럼, 이번 사태는 규제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으며 업계와 규제 기관 모두 개선을 향해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위기 속에서도 변화에 적응한 기업과 살롱만이 다시 신뢰를 얻고 시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1ed46fa8222f7.jpg


a4d96291d7130.jpg


더그 슈운 박사가 유럽연합 위원회에 발송한 공개 서한 출처 : Facebook



국가별 TOP 규제 현황


국가현황비고
유럽연합(EU)● 금지 시행2025년 9월 1일부터 전면 금지
영국● 금지 예정2026년 말 시행 예정
미국● 규제 없음FDA 차원 제한 없음
캐나다 규제 없음Health Canada 제한 없음
한국 규제 없음식약처 금지 성분 목록 미포함
일본 규제 없음화장품 규제는 있으나 TPO는 금지 아님
중국 규제 없음사용가능, 규제 논의 없음
호주·뉴질랜드● 규제 없음NICNAS·NZ EPA 금지 없음
동남아 주요국 규제 없음EU규제와 별도 운영




2025년 Issue NO. 185

Editor 박세라 | Adobe Stock 

{NAILHOLIC} 내 모든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사용으로 발생되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