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을 생각하다

2018-04-03

선한 마음으로 네일피플을 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브랜드를 런칭한 
‘띵크오브네일(THINK OF NAIL)’의 이지희 대표를 만났다. 



붓 터치 한 번에 컬러가 손톱에 꽉 채워지고 도톰하게 발라지는 ‘피그 탑젤’을 접했을 때, ‘와우! 이거 정말 좋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클리어 젤로 오버레이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붓 자국이 남지 않고 한 번에 쓱 발라지는 깔끔함에 반했다. 통통하게 올라오는 젤이 돼지를 연상시켜 ‘피그 탑젤’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귀여웠다. 이런 제품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궁금했었는데 또 한 번 신선한 제품으로 네일피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0가지의 톡톡 튀는 컬러로 출시도 되기 전, 완판 신화를 이룬 그녀는 ‘띵크오브네일(THINK OF NAIL)’의 이지희 대표였다. 그녀를 만나기 전 전화로 목소리만 들었을 땐, ‘상당히 무뚝뚝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짧고 명료하게 말을 전달하는 태도에 적잖은 당황도 했었다. 인터뷰 당일 약속시간에 정확히 도착한 그녀는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상냥하고 따뜻한 첫인상을 심어주었다. 카메라 앞이라 긴장된다며 수줍게 포즈를 취하던 그녀였지만 브랜드 스토리를 이야기할 땐 차분하고 당당했다.

 “많은 직원들을 두고 살롱을 운영했었는데 제한된 시간에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살롱에서는 시간과의 싸움이 수익으로 연결되는데 시간을 아끼면서 완성도 높은 네일아트를 할 수 있는 제품이 없을까 고민하다 만든 게 바로 ‘피그 탑젤’이었어요. 네일 학원을 다니면서 선생님과 함께 네일 제조공장을 다녔던 적이 있었는데 그 경험이 제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우연한 계기로 ‘피그 탑젤’을 만든 그녀는 계속해서 제품개발에 관심을 두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시련을 겪었다. 

“사실, 필요한 제품이라 만들었을 뿐이지 그 외 마케팅 같은 것들은 전혀 모르고 뛰어들었더니 제가 만든 제품을 카피한 제품들이 금방 시장에 뿌려지더라고요. ‘띵크오브네일’이 있기 전, ‘제이가’라는 브랜드로 시작했었는데 이때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 다른 사람들이 제 아이디어를 이용해 사업하려는 모습을 보고 포기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애정을 가지고 만든 제품을 남의 손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때부터 정말 이를 악물고 노력했어요. ‘제이가’를 ‘띵크오브네일’로 리뉴얼하고 제품개발과 홍보에 혼신의 힘을 쏟았죠. 매일 공장을 다니면서 제품을 만들어냈어요. 그 당시엔 제품 협찬이 많지 않았었는데 직접 발품 팔아가며 협찬하고 SNS를 통해 열심히 홍보활동을 했어요. 제대로 잔 적이 없을 정도로 매일 제품에만 신경을 썼어요. 다행히도 노력한 만큼 고객들이 찾아주고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업을 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시련이 온다. 원하지 않는 좌절과 아픔을 만났을 때 포기하고 멈추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 그녀가 어려움 앞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삶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10년간 네일아티스트로 일하면서 ‘제대로 된’ 제품에 대해 목말라 있었어요. ‘이런 제품이 있으면 좋을 텐데, 네일아티스트에겐 이런 제품이 꼭 필요한데,’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거든요. 생각으로 멈추지 않고 제품을 만들게 됐을 때 ‘그래, 바로 이거다! 살롱에서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그 수익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자’라는 생각을 했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쓰인다는 그녀는 자선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사랑의 연탄배달이나 보육원 봉사활동 등 작게나마 도울 수 있는 부분에 손을 뻗고 있는데 더 큰 도움이 됐으면 해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수익이 나면 그들에게 모두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혼자 잘 먹고 잘사는 삶은 원하지 않아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같이 잘 살고 싶어요.” 

진심을 담은 그녀의 말 속엔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울림이 있었다.

“올해는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어요. 저희 제품이 많이 사랑받은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진행해보려고요. 사실 아티스트 교육에도 관심이 있는데 아직 여력이 되지 않아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요. 10년 넘게 네일 업계에서 일하면서 살롱에서 근무하는 아티스트들을 만나면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어요. 경력 없이 자격증만 취득하고 네일살롱을 차려보겠다는 사람, 제품 탓만 하고 실력을 쌓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네일아티스트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꿔주고 싶었어요. 살롱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아티스트 교육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교육적인 부분에 참여하고 싶어요.” 

네일에 대한 그녀의 남다른 애정이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으며 치열한 네일 현장 속에서 각고의 노력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운이 좋아 제품 하나가 히트를 친 것이 아니라 그 좋은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네일아티스트로서 충분한 실력이 있었고, 사업자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난과 시련이 있었다. ‘띵크오브네일’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녀가 특별한 재주와 운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네일과 삶을 향한 끈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 브랜드가 있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빛을 내고 그 빛을 타인과 함께 따뜻하게 나누려는 이 대표의 마인드가 ‘띵크오브네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자신의 실력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려는 그녀의 태도를 보며 ‘띵크오브네일’의 밝은 비전을 볼 수 있었다.


2018년 4월호


에디터 김현자 사진 서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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