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여는 짜릿함

2021-12-27

온몸의 신경을 모두 깨워라.


화이트아웃

심포 유이치 지음 |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2000년에 영화화되며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일본 아카데미 상 여러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한 심포 유이치의 전설이 된 걸작, <화이트아웃>이 20년 만에 복간됐다. 화이트아웃은 짙은 안개나 눈보라 때문에 사방이 하얗게 가로막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 일본 최대 저수량의 거대한 댐을 테러리스트들이 습격한다. 댐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는 파괴되고, 악천후까지 겹쳐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댐을 요새로 만든 테러리스트들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정부에 50억 엔을 요구한다. 어떤 무기도 없이 우연히 탈출에 성공한 댐 직원 도가시. 눈보라 치는 설산에서 홀로 테러와 맞서야 하는 한 남자의 사투가 시작된다.



네 번의 노크
케이시 장편소설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살며 서로의 사생활을 알지만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암묵적인 규칙의 낡은 원룸 건물. 돈만 생기면 바로 이곳을 떠나련만, 결국 돈이 없어 남게 되는 무기력하고 우울한 곳. 어느 날, 건물 계단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사고사가 될 뻔한 사건이 보험회사의 요청으로 내사에 착수된다. 거주 여성 6명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게 되고 사건이 진행될수록 감춰왔던 욕망이 드러나며 상상할 수 없는 결말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속도감 있는 문체, 전형적이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로 K-미스터리계 새로운 스토리텔러의 등장을 알리며 독자들을 단숨에 매료시킨다.



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장편소설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한국계 미국인 화가 케이트의 기록을 따라가는 이 소설은 심리 스릴러의 장르적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현실과 불화하는 분열된 인간의 처절한 결투와 폭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강렬한 작품이다. 독자들을 단숨에 뉴욕의 한복판에 데려다 놓는 스타일리시하고 정밀한 묘사, 생생하고 매력적인 대사를 통해 꿈과 현실, 욕망과 트라우마 사이를 오가는 한 여성의 심리를 세련되게 감각하고 그려냈다. 한편 피카소의 작품〈게르니카>가 그러했듯, 폭력으로 찢긴 한 여성의 삶을 폭로하는 <게르니카의 황소>는 단순히 폭로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끝내는 가상적 방식으로 현실과 대결하면서 현실보다 더 강렬한 에너지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쾌: 젓가락 괴담 경연
미쓰다 신조, 쉐시쓰, 예터우쯔, 샤오샹선, 찬호께이 소설집 

미쓰다 신조, 쉐시쓰, 예터우쯔, 샤오샹선, 찬호께이 지음 | 이현아, 김다미 옮김 | 비채

일본의 미쓰다 신조, 홍콩의 찬호께이·예터우쯔, 타이완의 쉐시쓰·샤오샹선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장르문학 대표 작가들이 모였다. 소설의 메인 테마는 아시아인에게 아주 친숙한 사물인 ‘젓가락’. 3국의 작가는 일상적 사물인 젓가락을 둘러싼 미신과 금기에 천착해 ‘젓가락 괴담’ 릴레이를 선보인다. 총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은 각기 다른 괴담이 서로 이어지고 어우러지다 하나의 큰 이야기로 완성되는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미스터리와 호러, 괴담을 절묘하게 융합한 환상 문학의 일인자 미쓰다 신조가 <젓가락님>으로 문을 열고 홍콩 장르문학의 대명사 찬호께이가 <해시노어>로 이야기의 막을 내린다.



삼개주막 기담회
오윤희 기담소설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고즈넉이엔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역사소설 브랜드 케이팩션의 두 번째 작품. 우리가 흰 소복에 긴 생머리를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이유는, 그것이 고전 설화처럼 내려오는 처녀 귀신의 오싹한 모습이라는 것을 습득하며 자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한국인의 정서 중 공포에 대한 감각을 가장 세심하게 건드리는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마포나루 어귀 삼개주막에서 들려주는 여섯 가지 에피소드에는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고 한없이 끔찍한 스토리와 한순간에 뒤집히는 충격적인 반전 그리고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삶의 이치까지,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고 어디선가 들은 것도 같은 기묘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2022년 1월호

Editor 김정은 Photo 김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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